자격증 따려는데 취직에 필요할까요?
개발자에게 자격증의 의미는 어떨까? 분야를 불문하고 자격증은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증명의 수단으로써의 역할이 되어줄 수는 있다. 특히나 전문직처럼 자격이 아닌 면허의 수준까지 가는 경우나, 자격증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여겨지는 직업에 대해서는 이는 필수적인 사항일 수도 있지만, 하지만 과연 개발자에게 이러한 자격증이 중요할까?
No.
내 대답은 'No' 다. 이 대답은 개발자라는 직업의 본질이 변하지 않는 이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 질문은 내게는 진부한 질문이지만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하는 사람이 종종 내게 이야기하길,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차라리 할 줄아는게 없어서 자격증을 딸 시간에 할 줄 아는게 생기도록 익히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다. 개발자는 무언가를 만드는 직업이므로 '증명'의 수단은 많기 때문에 꼭 자격증이 될 필요는 없다.
증명에도 효과적 증명과 비효과적 증명이 있는데, 효과적 증명이란 다른 사람에게 실력을 증명하기에 분명한 수단, 포트폴리오가 대표적이고 비효과적 증명이란 시험을 통해 획득한 자격증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포스트에서 말하는 것은 이는 어디까지나 개발자라는 직업에 한정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려둔다.
직업마다 표현할 수 있는 여러 증명의 수단이 있다. 예를 들어 콘텐츠 제작/기획 분야라면 유튜브와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이 대표적인 수단이다. 내가 인사담당자라면 단순히 대학을 졸업한 사람보다 고졸이더라도 구독자 5천 명이 있는 유튜버를 뽑을 것이다. 이러한 분야처럼 개발자는 적어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가 수월하다는 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 이 다음으로 생각해볼 주제, 도대체 어떤 포트폴리오가 괜찮은 포트폴리오인가? 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 주제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에서 이야기해볼 예정이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자격증은 가장 비효과적 증명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아두자.
자격증 하나 정도는?
개발과 관련된 모든 자격증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그나마 추천하는 유일한 자격증은 '정보처리기사' 와 그 이상의 단계에 있는 것뿐이다. 물론 기사 하나 있다고 해서 대우가 드라마틱하게 달라진다거나 연봉이 도약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보처리기사의 부재로 인해 국가사업에 참여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더군다나 듣기로는 일본취직을 준비하고 싶을 때 정보처리기사는 해당 국가의 IT 업계취직에 있어서 진입장벽이라고 하고 있으니 설령 일본취직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도 미래를 위해서라도 정보처리기사 하나 정도는 있는 것이 좋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자격증은 '좋아질' 미래에 대한 대비라기보다는 '나빠질' 미래에 대한 보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가고자 하거나 선망하고 있는 기업들, 즉 좋아질 미래에는 대부분은 자격증이라는 요소를 전혀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네카라쿠배라 불리는 곳은 물론이고 구글과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선 자격증의 의미가 부여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포트폴리오 또는 코딩 테스트(싫어요)가 대부분이다. 둘 다 챙기기는 보통 어렵기 때문에 하나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
정보처리기사가 어느 정도 알려진 자격증인 SQL 개발자나 리눅스 마스터와는 다른 점은 국가 기술자격이라는 점이다. 국가 기술자격은 공인자격이나 민간자격과는 단계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 한해서는 보유 여부가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만약 자격증을 딱 하나 정도 따고자 한다면 정보처리기사 정도는 추천한다.
본인은 정보처리기사와 SQL 개발자를 보유 중이다.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공부법에 주의하라. 다른 자격증에 비해 현저히 쉽다고 평가받는 정보처리기사라고는 해도 벼락치기로 몇 주해서 따는 것과 수개월의 시간을 들여 기본서를 정독하고 내용을 이해한 상태로 시험에 임하는 것은 격이 다른 이야기다. 정보처리기사에는 실무에서 필요한 부분이 일부 포함되기 때문에 단지 합격만을 보고서 자격증을 취득하려 드는 것은 안 하느니만도 못하다.
다만 국가기술자격이라도 현실적으로 벼락치기로 1-2주간 공부한 사람과 몇 달간 기본서를 곱씹으며 공부한 사람에 대해 오직 이력서에서의 영향력으로만 따져본다면 그 차이는 없다. 결론적으로 둘다 자격증을 소유했다는 사실은 똑같기 때문이다. 이는 내가 자격증 무용론을 외치는 분명한 근거가 된다. 과정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더라도 그 한 줄의 의미는 같다. 정보처리기사의 의미가 그렇게 크게 와닿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비효과적이라는 점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히 공부해서 따는 쉬운 자격증은 전혀 메리트가 되지 못한다. 개발자와 관련된 자격증이라고 검색하면 많은 글이 나올텐데, 광고성 글이 많아 지갑이 털릴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결국―, 실력,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증명이다.
어찌되었든 결국 개발자로 일하기 위한 지름길은 실력과 증명이라고 볼 수 있다. 자격증도 결국에는 증명하기 위해 따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것을 깨닫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게 없다면 그들이 채용하거나 개발을 맡길 이유는 없다. 직장에 가서 실적을 증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이 만든 작업물을 다른 이에게 보여주는 것은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
기존의 개발자가 아닌 비전공에서 넘어와 짧은 기간에 개발일을 시작하여 어느정도 성공적인 성과를 이루어낸 사람을 살펴보았을 때 느낀 점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만든 결과물을 분명히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포트폴리오가 분명히 있는 개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개발자가 포트폴리오 없이 그저 알고리즘만 푼 사람보다 다른 사람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단순한 생물이기 때문에 시각, 그리고 통계, 그래프와 같은 수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건 실력 그 자체와는 별개다. 개발자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 알고리즘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자체는 더 우수할지 몰라도 증명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유튜브, 블로그, 깃허브, 뭐가 되었든 스스로를 증명하는 것이 좋다. 강의를 제작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이러한 증명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단순 이름값 하나만으로도 내용이 완전히 동일한 강의라 할지라도 실적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공부 채널이나 재테크 채널에서도 이야기한다. 결국, 성과를 보여준 사람에게 자본이 들어간다고. 자, 이제 결론이다. 자격증에 투자할 시간에 포트폴리오에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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